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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삼칠, 하모니를 이을 가족영화

by JANGHANE 2022. 9. 9.

왜 이제 본 걸까, 영화 <이공삼칠>

다이내믹함이 없어도, 그렇다 할 파격 홍보가 없어도, 탑 배우들의 출연이 없을 때 평점 7.5를 넘기기란 쉽지가 않은 야박할 수도 있는 영화 관람평 사이에 이 영화가 살아남아있다. 살아남았다는 표현이 조금 그렇지만, 이제 알게 되어 아쉬울 정도로 반가운 영화를 하나 찾게 되었다. 평범하게도 흘러가는 듯한 극의 전개에는 어렴풋이 영화 <하모니>가 생각날 정도이다. 열아홉 살 윤영이는 엄마와 단 둘이서만 지내고 있다.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바쁘게 보내는데 윤영에게는 단지 청각 장애가 있는 엄마를 공장에서 일하지 않고 편안하게 모시고 싶은 착한 마음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얼른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길 바란다. 그러나 얄팍한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법이다. 윤영이에게 어려움이 찾아온다. 성실하고 착하게만 살아왔던 윤영이는 뜻밖의 사고에서 피해자에서 살인자가 되어버린다. 영화 제목처럼 이공삼칠이라는 수감번호를 갖게 된 윤영은 수감번호로 불리게 된다. 더 이상 절망은 없을 것이다. 윤영이가 만난 10호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억울한 윤영이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수감동료들이다. 이공삼칠이 아닌 윤영이라는 이름을 찾을 수 있을까.

 

영화 <이공삼칠>의 장르는 휴먼 드라마이며 메가폰은 감독 모홍진이 잡았다. 모비브픽쳐스(주), 재크 필름이 제작을 맡았고, 배금 사는 (주)영화사육, (주)씨네필운이다. 126분의 러닝타임으로 15세 이상 관람가이다. 2022년 6월 8일에 개봉해서 ㅇ3개월 가까운 시간 동안 잊히지 않고 보이는 걸 보면 꽤나 마음 한편에 쏙 들어오는 영화라고 본다. 

 

절망 끝에서 희망을

제2의 하모니라 불리기도 하고, 여성판 7번 방의 선물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작품 <이공삼칠>은 앞서 언급한 영화와 같이 교도소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작품이다. 일명 감방 힐링 영화답게 주인공을 절망 끝으로 몰아넣고 감동을 얹어 희망을 찾게 되는 스토리라인이 뻔할 수도 있는 영화이긴 하다. 그러나 뻔한 내용이라고 안주하고 기대 없이 봤다가는 큰코다칠 것이다. 어느새 훌쩍이는 나를 발견하게 될 수 있다. 그만큼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를 쉽게 뻔하고 재미없는 스토리라고 치부하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라고 본다. 제작된 영화를 어느 정도 비평할 순 있어도 존중하는 태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절망 끝에서 희망을 안겨주는 스토리의 전개가 영화 <이공삼칠>에서도 묵직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동화 속에나 있을 만한 효녀 가장이 고등학교를 휴학하면서까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데 교도소를 가게 되는 억울한 사연이니 말이다.  

 

신예의 첫 작과 조연들의 시너지

엠넷 프로그램 오디션 <프로듀스 48> 출신이기도 한 홍예지 신인배우가 이번 작품을 맞아 연기력에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작품에 이어 드라마 두 편과 광고 출연까지 러브콜이 이어진다고 한다. 개성강한 캐릭터들의 조합이 꿀맛 같은 영화이기도 하다. 서열 1위 김미화 배우부터 욱하는 성질에 촐싹대지만 서열 1위 말은 제법 잘 듣는 황석정 배우 캐릭터, 브레인 모범수 신은정 배우와 현실의 성격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러블리 캐릭터 전소민 배우, 그리고 세상 불만만 많은 윤미경 배우까지 이들의 조합에서 떨어지는 꿀맛은 꼭 맛보길 바란다. 여성연대에서 느껴지는 따뜻함 속에 유쾌함까지 영화에서도 이런 감성적인 면모를 강조했다고 본다. 특히 홍예지와 엄마 김지영 배우의 호흡은 가슴 절절하다. 어려울 수 있는 성폭행 피해자라는 역할이 홍예지에게는 부담이었겠지만 안정적으로 소화했다는 호평이 가득하다. 

 

한 번 보면 두 번은 보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깊게 기억하는 타입이 아니라 금방 잊어버리면서도 또 영화를 즐기는 타입의 나도 영화 <하모니>, 영화 <7번 방의 선물>의 스토리는 강력하게 남아있다. 어쩌면 영화 <이공삼칠>도 오랫동안 잔잔히 남아있지 않을까 싶다. 때문에 그 어떤 강렬한 영화보다 잔잔하지만 여운이 있는 이런 부류의 영화들이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사랑받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공삼칠이 아닌 윤영이로 불리는, 그 어떤 어려움이 와도 나의 이름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그런 시간도 가져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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