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사랑의 영화 <소공녀>
한 잔의 위스키, 한 개피의 담배와 남자친구, 소공녀는 이 셋만 있으면 바라는 것이 없다. 소공녀는 미소이다. 미소는 모델 겸 배우 이솜이 맡았다. 일당은 그대로이지만 미소가 사랑하는 담배와 위스키의 가격은 새해가 되니 올라있었다. 집을 포기한 미소는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소공녀이다. 남자친구 한솔역은 안재홍이 맡았다. 미소는 남자친구를 포기할 수 없어서 월세로 살던 집을 포기했다. 친구들을 찾아 전전긍긍하면서 짧게 짧게 신세를 지고, 집안일을 하거나 달걀 한 판으로 숙박비(?)를 대신한다. 미소가 머물었던 집마다 제각기 청춘을 떠나보낸 인물들이 그려져있다.
영화 <소공녀>는 2018년 3월에 개봉을 했으며 15세 관람가이다. 드라마와 멜로/로맨스가 장르이지만 어쩌면 심리스릴러에 가까울 수도 있다. 심리스릴러의 의미는 개인적으로 적어본 것인데, 주인공 미소의 흐름 속에 빠져있자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고도 남을 것이다. 러닝타임은 그렇게 길지 않은 106분이며 배급은 CGV 아트하우스가 맡았다.
자칭 배우 덕후 전고운 감독
감독으로서 가장 가까워야 할 인물은 바로 배우가 아닐까. 영화 <소공녀>의 감독 전고운은 작업이 고통스러워도 배우들과 함께 하고 이야기하는 순간은 행복하다고 말했다. 어쩌면 주인공 미소와 가장많이 닮았을 법한 전고운감독이다. 소공녀는 N포 세대를 잘 담았다. 경제적 어려움, 그에 따른 고단하고 힘든 현실을 잘 담았지만 또 곳곳에 피식 코스가 많았다. 감독 성격이 그대로 담겨져 있어 나온 것이 아닐까 싶다. 전고운 감독또한 잘 웃고 잘 노는 성격이라 웃겨주는 코드를 잘 알고 있다고 스스로도 말했다. 그렇지만 단순히 웃겨주고자 영화를 만드는 타입이 아니다. 이것은 하나의 포장일 뿐이고 하고 싶은 메시지를 편하게 관객에게 닿게 하기 위해서 준비한 것이라고 했다.
소공녀가 포기한 것들에 대해 예를 들은 것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어떤 것을 포기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 감독은 결혼 전 좋아하던 와플을 안먹고 아끼고 있는 모습에 울컥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갑자기 개인적인 고백
고백하자면 소공녀의 미소는 나와 참 많이 닮았었다. 이 얘기를 어디에도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이렇게 말하면 마치 이솜을 닮았냐는둥의 비꼬는 답변으로 돌아올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닮았다고 하는 포인트는 나에게 중요한 것이 그리 많지 않았고, 그리고 그 중에 포기해야 할 것이 있으면 나또한 주거를 놓았지 음주가무를 놓진 않았다. 그런 내가 지금은 참 많이도 바뀌어 있는 것 같은데, 다시 본 소공녀는 내가 지금의 내가 아니면 살았을 반대편의 인물인 것 같아서 새로웠다. 비슷하다고 느꼈던 캐릭터가 정반대의 삶을 사는 것 같으니 내 시간은 그동안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과 말이다.
배우 이솜의 이야기
2010년 영화 <맛있는 인생>으로 연기 활보를 시작한 배우 이솜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다양한 작품에서 입지를 굳혔다. 무엇보다 주연으로서 책임감 플러스 부담감이 컸다고 한다. 그래도 영화를 찍으면서 많이 즐겼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내려놓고 독립영화인 만큼 더 느껴지는 스텝들의 열정 속, 분위기 좋은 현장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한다. 흡연장면이 많은 탓에 한 신을 담으려고 할 때 평균 반 갑을 폈는데 정말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지극히 현실적이나 현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친구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소 자체를 많이 받아드리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더니 오히려 개인적으로 많이 여유로워졌다고 한다. 이솜의 소확행은 한 잔의 커피와 영화관이라고 한다. 이솜은 도전이 될만한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 우선이고, 액션과 스릴러에 관심이 많으며 체력이 좋아서 자신있게 잘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살펴보면서 독특했던 것은 독립영화의 자세라고 할 것까진 없지만 비교적 더 고생하는 스텝들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느껴보고자 촬영내내 스케줄을 혼자 관리했다고 한다. 안재홍 역할을 감독에게 추천한 것이 본인이라고 밝혔다. 다른 배우는 일절 상상해보지도 않았을 정도로 한솔의 역할에 적극추천했고, 응해준 안재홍 배우에게 고마울 뿐이라고 했다.
나의 소확행, 사라진 소확행을 다시 찾아보고 싶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