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애니메이션 영화로는 탁월한 선택 <모아나>
두 돌 안된 아기와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영상을 최대한 보여주지 않으려 애쓰지만, 이미 리모컨과 TV를 가리키며 틀어달라고 하는 날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특히 주말인데 날씨가 좋지 않고, 온종일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야 할 때는 영화를 하나 선택해야만 한다. 사실 핑계다. 아기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집중하지는 못한다. 다만 아이가 엄마 아빠와 함께 같은 것을 하고 있고,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중간중간 혼자 장난감을 탐색하는 동안에도 배경음악처럼 영화를 틀어놓고만 있으면 된다. 물론 이 말도 스스로 타협 같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이긴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우리는 가끔 영화를 선택한다.
영화 <모아나>도 그 중 하나였다. 아기가 선택하진 않았지만, 아이가 바다를 좋아하니까 좋아하겠지란 단순한 이유로 틀어놓고 보았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그냥 엄마 아빠가 쭉 빠져 보았던 것 같다.
저주에 걸린 섬, 바다가 택한 소녀
할머니에게 전설같은 이야기를 듣고 자란 모아나는 남달리 바다에 대한 애착이 강한 모투 누이 섬 추장의 딸이었다. 차기 추장으로 교육을 철저히 받았고, 아버지는 바다 근처엔 얼씬도 하지 말라셨다. 모아나는 늘 바다에 가고 싶은 갈증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모투누이 섬에 위기가 찾아왔다. 섬의 모든 것들이 재처럼 변하고, 그런 위기에도 나가지 못하게 하는 아빠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다 끝내 바다로 나가다 물에 빠져 위기에 처한다. 그러다 만난 탈라가 다가와 모든 징조는 테 피티가 심장을 잃었고, 마우이를 찾아 심장을 되돌려 놓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고 알려주면서 모아나에게 자신처럼 바다로부터 선택받았다고 일러준다.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이 선택한 영웅 마우이의 도움과 힘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여곡절 끝에 함게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가 바로 <모아나>이다.
다혈질, 고집 센 성격의 주인공 캐릭터
아빠를 닮아 고집이 세다는 할마니의 말이 맞았다.
사실 이렇게 말할때 뜨끔했다. 모아나 캐릭터가 좋은 거라고 말할 것이어서 나랑 비슷하다고 말하기가 참 애매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아주 작정하고 스스로도 장단점을 고집이 세다고 이야기할 정도였으니, 모아나가 참 친근하게 느껴졌다.
모아나가 저지를 유일한 민폐에서도 보면 알 수 있듯이 무모한 방향으로 배를 몰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마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장면이 있는데, 이때 보면 모아나의 성격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어리지만 당차고 대범하다. 반신 마우이, 카카모라를 보고도 겁먹지 않고, 나가지 말라던 바다도 혼자 나간 것을 보면 거침이 없다. 그리고 책임감이 강한 주인공이다. 모든 행동에 자신의 가족과 모투누이 사람들을 지키기 위함이 담겨있다. 겨우 10대인 모아나에게 차기 추장이라고 하는데, 큰 위기 한 번을 겪지 않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해서라도 제격이다. 당차고 돌진하는 성격의 사람이라면 보통은 부모님의 말씀을 거역한다거나 할 텐데 모아나는 또 그렇지만은 않다. 추장으로서의 사명도 받아들이려 하고 아버지도 그런 모습을 자랑스러워한다.
아이가 모아나 같이 자란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
모아나의 강한 모험심이나 책임감을 보면 누구나 결국 독립해서 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들에 머뭇거리지 않고, 일단 해보는 자세를 좋아할 것이다. 아기가 이런 메시지는 받을 수 없겠지만 엄마 아빠가 열심히 보았으니 그렇게 독립할 수 있도록 훗날 모아나를 다시 꺼내 생각하면서 아기에게 이야기를 해줘야겠다. 물론 따라하는 삶은 매력이 없으니 그냥 이런 친구가 있었다. 너는 기억이 안 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이 친구를 처음 만날 때 함께였다라고 말이다. 기억이 나지 않는 다고 하면 다시 볼 것이다. 그리고 모아나가 어떤 친구인 것 같은지 꼭 토론을 해야겠다. 엄마는 모아나가 참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라고는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겠지만 우리 아이는 꼭 알아들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꺼내보기 위해 기록한다.
노래를 틀어주고 바다도 보여줬다는 의미로 아이에게는 행복한 순간이었고, 영화가 보여지는동안 엄마 아빠는 살짝 모아나에게 기대고 있을 수 있어서 행복한 순간이었다. 모아나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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