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공포물 영화 <놉>
조던 필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연출작 <놉>이다. 말 목장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았다. <외계+1부>와 IMAX 상영관 확보 문제로 연기되어 개봉한 놉은 2022년 8월 17일 개봉하게 되었다. 원래 국내에 개봉하려 했던 날짜는 7월 20일이라고 한다. 최초의 영화 뤼미에르 형제 감독의 <열차의 도착>보다 먼저 선보인 최초의 동영상이 있다. 바로 <The Horse in Motion>이다. 1978년도 아닌 1878년 영국의 사진가가 촬영하여 선보인 이 영상은 최초의 사례였다. 총 12대의 카메라를 사용했던 에드워드 머이브리지는 말의 모습을 연속적으로 촬영했다. 그리고 그 사진을 이어 붙여서 빠르게 돌려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줬다. 이것이 바로 영상의 기본 원리인 셈이다. 바로 이것을 모티브로 탄생한 작품이 <놉>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착각에 빠진다. 최초의 동영상에 주목해서 최초의 동영상을 만든 사진가나 그 영상이 탄생하게 된 배경, 촬영기법, 혹은 그것을 본 나름 관객의 반응 등을 추측해볼 것이다. 그러나 감독은 달랐다.
바로 사진 속 흑인 기수에 대해 주목했다. 그렇게 시작된 영화다.
흑인 기수 이야기
아과둘세에 헤이우드 말 목장이 있다. 여기에서 아버지와 함께 운영하는 OJ는 평범한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상에 위기가 찾아온다. 그저 대화를 나누고 있었을 뿐이다. 하늘에서 빠르게 뭔가가 떨어졌고, 아버지는 쓰러지게 되었다. 떨어진 무언가에 맞아서 눈의 출혈이 심해 병원으로 갔지만 사망했다.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아버지가 사망한 후에 알게 되었다. 바로 동전이었다.
헤이우드 말 목장을 세운 E.헤이우드가 바로 흑인 기수이다. 최초의 영화배우 집안임에도 불구하고 기록되지 않아 영화 촬영에 필요한 말을 공급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 헤이우드 집안사람들은 더 좋은 삶을 기대해본다. 영화 바닥의 주변을 맴돌면서 말이다.
필 감독의 이야기
아웃과 어스로도 풍부한 상상력과 통통튀는 아이디어로 호평을 받은 조던 필 감독이다. Key&Peele 코미디언으로 성공했고, 항상 영화감독이 되기를 원했다고 한다. 직접 창작한 데뷔작 겟 아웃부터 인기를 얻었다. 사회 풍자가 작품 속에 잘 녹아들어 및을 발하였다고 한다. 전작들은 공포영화였긴 하지만 코미디언답게 코미디 요소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영화 <놉>에서는 카메라 무빙과 사운드, 즉 영화적 효과를 통해 스릴을 이끌어 내어 연출력이 더욱 발전했다는 평이 많다. 감독은 모티브로 킹콩, 쥐라기 공원 같은 인간의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사건 이야기의 영화를 꼽았다.
주인공은 평범하지만 그 일상 안에서 벌어지는 비현실적인 사회 현상과 곳곳에 숨어있는 차별적인 시선, 복선이 꼼꼼하게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조던 필 감독은 우주 영화를 계승한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바로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말이다.
<놉>의 또 다른 소식
<놉>은 놀랍게도 미국에서 최근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높은 흥행 기록을 세웠다. 상상의 씨앗에서부터 이룬 거대한 성취이지 결과이다. 여담이지만 놉을 보고 영화 <그린마일>이 떠올랐다. 스포일 수 있지만 쿠키영상은 없다. 헤이우드 목장에서 기이한 현상을 발견했을 때 등장인물들은 각자 자신만의 이유와 방법으로 기록하려 한다. <놉>이야말로 영화 자체, 즉 영화 산업에 대한 비평이다. 존중과 비판 사이 그 어느 지점을 디자인하려 했던 감독은 영화를 보면 고스란히 전해지기도 한다. 영화 <놉>에서는 어쩌면 역사적인 최초의 것이 작은 마을의 개인으로, 그리고 외계인마저 본능만 가진 것으로 격하된다.
영화 놉은 북미에서 1억 1783만 2000달러에 달하는 수익달성을 이뤘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310만 5000달러 2위로 올랐다. 영화 속에서 의미하는 스펙터클은 환영으로 비친다. 이 영화는 스펙터클을 경계하며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장과 같은 영화라고 혹자는 말한다. 무방비하게 현혹되지 말라는 의미로 말이다. 솔직한 조던 필 감독에게 교훈을 바라진 않는다. 깊이를 굳이 굳이 바라는 것도 영화를 대하는 태도의 편견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문제의식을 다루고, 솔직한 표현이야말로 조던 필스러운, 그리고 영화다운 영화로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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